1942년 대구에서 태어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부친은 이병철, 모친은 박두을이다. 진주 지수보통학교-서울 수송보통학교를 거쳐 중동중학교 3학년에 다니던 1926년 이병철은 경상북도 달성군 묘동에 사는 박기동의 넷째 딸 박두을과 결혼했다. 박두을은 이병철보다 세 살이 많았다. 이와 관련해 이병철의 맏아들 이맹희는 1993년 펴낸 자서전 <묻어둔 이야기>에서 이렇게 적었다. ‘친가 쪽도 이미 3000석지기에 가까울 정도의 부자였지만 외가 쪽의 지체가 높아서 ‘한쪽으로 기우는 혼사’였다는 말들이 있었다는 게 집안 어른들의 설명이었다. 어머니는 시집올 때 몸종을 비롯해 몇 명의 하인을 데리고 왔다고 한다.’
이병철은 박두을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처음 마주 본 인상은 건강한 여성이라는 것이었다. 유교를 숭상하는 가문에서 전통적인 부덕(婦德)을 배우고 성장해서 그런지, 바깥 활동은 되도록 삼가고 집안일에만 전심전력을 다해왔다. 예의범절에도 밝아 대소가(大小家)가 두루 화목하다. 지금까지 몸치장, 얼굴 치장 한번 제대로 해본 일이 없고 사치와는 거리가 멀다.’
장남 이맹희는 1956년 농림부 양정국장, 경기도지사 등을 지낸 손영기의 장녀 손복남과 결혼했다. 이맹희-손복남 부부는 이미경·이재현·이재환 등 2남 1녀를 낳았다. 2004년 7월에는 박 아무개씨의 아들 이재휘가 이맹희를 상대로 친자 확인 소송을 제기해 2006년 7월 부산지방법원으로부터 부자 관계를 인정받았다. 이어 박씨는 과거 양육비 상환 심판 청구 소송도 냈는데 이것도 승소했다.
이병철의 차남 이창희는 일본 와세다 대학 유학 시절에 만난 일본인 여성 나카네 히로미와 1963년 결혼했다. 집안의 반대가 심해 도쿄 데이코쿠 호텔에서 열린 결혼식에는 처가 쪽 식구들만 참석했다고 한다. 나카네 히로미는 1986년 한국 이름 이영자로 개명했는데 슬하에 이재관·이재찬·이재원·이혜진 등 3남 1녀를 뒀다. 이재찬은 지난 2010년 8월18일 투신자살했는데 빈소도 마련하지 않고 장례를 치렀다. 장남 이재관은 2022년 6월11일 세상을 떠났다.
3녀 이순희는 1961년 이화여대를 졸업하던 해 김규와 연애 결혼했다. 서울대를 나와 미국 시러큐스 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김규는 우연한 기회에 이순희의 공부를 돕다가 사랑에 빠졌다. 서강대 교수를 지낸 김규는 한국방송학회 초대 회장, 제일기획 고문 등을 지냈다. 이순희-김규 부부에게는 외아들 김상용이 있다. 김상용은 휴대전화 액세서리 회사인 애니모드와 이어폰 생산회사인 영보엔지니어링 대표를 맡고 있다.
3남 이건희는 법무부장관과 내무부장관을 지낸 홍진기의 장녀 홍라희와 1967년 결혼했다. 이재용·이부진·이서현, 지난 2005년 자살한 이윤형 등 1남 3녀를 뒀다. 이건희의 혼맥은 대상그룹·동아일보사와 연결된다. 지난 2009년 이혼했지만 외아들 이재용은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의 맏딸 임세령과 1998년 결혼했다. 호텔신라 사장을 맡고 있는 첫째딸 이부진도 이혼했다. 1999년 8월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과 결혼할 당시 재벌가 딸과 평사원의 결혼으로 주목받았으나 파경으로 끝났다. 2014년 10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남편인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을 상대로 이혼 조정 신청을 했다. 대법원은 2020년 1월16일 두 사람은 이혼하고 이부진은 임 전 고문에게 141억1천300만원을 지급하라고 최종 판결했다. 둘째 딸 이서현은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의 동생인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과 결혼했다.
홍라희의 부친은 홍진기 전 법무장관이고 모친은 김윤남이다. 홍진기-김윤남은 4남 2녀를 뒀다. 홍라희가 장녀이고, 장남인 홍석현은 중앙일보 회장, 광주고검장을 지낸 홍석조는 BGF리테일 회장, 홍석준은 보광창업투자 회장, 홍석규는 보광그룹 회장, 막내 홍라영은 삼성미술관 리움 총괄부관장이다. 홍석현은 신직수 전 중앙정보부장의 장녀인 신연균과 결혼했고, 홍라영은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차남인 노철수와 결혼했다. 노신영은 현대를 창업한 정주영의 동생 정세영 전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사돈지간이다. 정세영의 장녀 정숙영이 노신영의 장남 노경수와 결혼한 것이다. 삼성가는 이렇게 현대가와도 연결된다. 홍석현의 장녀 홍정현은 삼양인터내셔널 허광수 회장의 장남 허서홍과 결혼했다. 허광수는 딸 허유정을 조선일보 방상훈 회장의 아들 방준오에게 시집보내 조선일보사·중앙일보사와 사돈 관계를 맺었다.
이건희의 동생인 5녀 이명희는 이화여대 미대를 졸업하고 이건희와 같은 해에 정재은과 결혼했는데 슬하에 정용진·정유경 남매가 있다.
고 이건희 회장은 2020년 10월28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영결식을 갖고 선산에 묻혔다. 오전 8시50분께 장례식장을 나선 운구 행렬은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과 한남동 자택, 이태원동 승지원(承志園) 등을 차례로 돌았다. 2014년 5월 한남동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후 6년5개월 만이었다. 이후 운구 행렬은 기흥·화성 반도체 사업장(통칭 화성사업장)을 들른 뒤 수원 가족 선산에서 영면했다. 수원 선산에는 이병철 선대회장의 부모와 조부가 잠들어 있다.
수원 선산에 묻혀 있는 이병철의 조부는 이홍석이다. 고향인 경남 의령에 문산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후학을 양성하기도 했던 그는 1천석을 수확하는 부자였다. 외아들 이찬우 즉 이병철의 부친은 가세를 더 키웠다. 보통 때면 1년에 2천석, 흉년 들어도 1천5백석을 수확했다. 이찬우는 기독교 관련 활동을 하며 이승만 전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었다. 이런 인연으로 이병철도 이승만 대통령을 몇차례 만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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