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화려한 혼맥 그물망이 하나 또 만들어진다. 서경배(57)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큰 딸 서민정(29)씨와 홍석준(66)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큰 아들 홍정환(35)씨가 10월19일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비공개 결혼식을 올린다. 양가 부모님과 직계가족, 일부 지인 등 소수만 참석한다. 지난 6월 27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약혼식을 올린지 4개월 만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보광그룹이 혼맥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서민정은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에서 일했다. 2017년 1월 아모레퍼시픽에 들어와 오산공장에서 일하다 그해 6월 퇴사한 뒤 중국 유학길에 올랐다. 장강상학원에서 경영학석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중국 2위 전자상거래기업 징동닷컴에서 일하다 2019년 10월 아모레퍼시픽에 재입사했다. 지금은 뷰티영업전략팀 과장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2.93%를 갖고 있다. 서 회장(53.90%)에 이어 그룹 2대 주주다. 에뛰드(19.5%), 에스쁘아(19.52%), 이니스프리(18.18%) 등 비상장 계열사 지분도 갖고 있다. 경영 승계 후보 1위다. 농심그룹 지주사인 농심홀딩스 지분(028%)도 있다. 농심그룹은 서민정과 혼맥으로 연결된다. 외가다. 홍정환은 보광창업투자 홍석준 회장의 1남 1녀 중 장남이다. 현재 보광창투에서 투자 심사를 총괄하고 있다. 지주사 BGF(0.52%), BGF리테일(1.56%) 등 보광그룹 관련 지분을 갖고 있다. 홍회장의 누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다.
서민정의 할아버지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창업주인 고 서성환 회장이다. 서성환은 1923년 7월 황해도 평산군 적암면에서 태어났다. 개성 중경소학교를 졸업한 후 16세 때부터 어머니로부터 화장품 만드는 일을 배우는 등 집안일을 돕기 시작했다. 개성에서 자전거를 타고 서울 남대문시장까지 와 화장품 용기 등을 사오기도 했다. 1945년 9월5일, 서울 중구 남창동에 회사를 세우며 간판을 ‘태평양상회’로 내걸었다. 1947년 개성을 떠나 아예 서울로 근거지를 옮겼고 이때 부인 변금주를 만나 결혼했다. 서성환의 호는 ‘장원’(粧源)이다. 화장품의 원천이라는 뜻이다. 그는 항상 “무한 경쟁 시대에는 한 우물을 파야 한다. 최초·최고의 상품만이 살아남는다”고 강조하곤 했다.
서성환은 변금주와의 사이에 2남 4녀를 뒀다. 장녀 서송숙은 박내희 서강대 교수와 결혼한 후 이혼했다. 박내희는 박세정 전 대선제분 회장의 아들이다. 이화여대를 나온 둘째 서혜숙은 자유당 시절 상공·교통·내무부 장관을 지낸 김일환의 3남 김의광과 혼인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온 김의광은 아모레퍼시픽 계열사인 장원산업 회장을 지냈고,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서 목인갤러리·박물관을 운영 중이다. 셋째 서은숙은 고려대 의과대학장을 지낸 최상용 고려대 의대 교수와 결혼했다. 최상용은 최두고 전 국회 건설위원장의 차남이다. 리베라호텔 고문을 지낸 넷째 딸 서미숙은 최주호 전 우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최승진 전 우성그룹 부회장과 결혼한 후 이혼했다.
서성환은 1982년에 장남 서영배를, 1987년에 차남 서경배를 입사시키면서 후계 체제를 구축했다. 서영배는 태평양증권 부사장, 태평양종합산업 회장을 지낸 뒤 현재 태평양개발 회장으로 있다. 고 방우영 조선일보 상임고문의 1남 3녀로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장녀 방혜성과 결혼했다.1997년 서성환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차남 서경배는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신춘호 농심 회장의 막내딸 신윤경과 결혼했다. 민정·호정 등 2녀를 뒀다.
홍정환의 부친 홍석준 회장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의 동생이다. 홍정환의 조부는 이승만 정권 때 내무·법무부장관을 지낸 고 홍진기씨다. 홍라희는 홍석현(중앙그룹 회장), 홍석조(BGF그룹 회장), 홍석준(보광창업투자 회장), 홍석규(보광그룹 회장), 홍라영(전 삼성미술관 리움 총괄부관장)을 동생으로 뒀다. 홍석준은 삼성코닝을 거쳐 1996년 삼성SDI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다 2007년 보광창업투자 회장을 맡았다.
홍라희와 이건희가 결혼한 것은 1967년 5월27일이다. 두 사람은 1967년 1월 약혼했고 4개월 뒤에 결혼했다. 이병철과 홍진기는 사돈 관계를 맺음으로써 말 그대로 ‘동지적인 관계’로 나아갔다. 이병철은 <호암자전>에 이렇게 썼다. “홍진기 사장은 내 사돈이면서 고락을 같이한 동지라고 생각하고 있다.(중략) 홍 사장만큼 나를 이해해주고 협력해주는 사람도 드물다.”
홍라희는 이건희 회장과의 사이에 1남 3녀를 뒀다. 외아들 이재용은 삼성전자 부회장, 맏딸 이부진은 호텔신라 사장, 둘째 딸 이서현은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다. 홍석현 회장의 부인 신연균씨의 부친은 고 신직수 전 중앙정보부장이다. 홍석조 회장은 대검 기획과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광주고검 검사장을 지냈다. 부인 양경희씨와 사이에 홍정국 홍정혁 두 아들이 있다. 2010년 장남 홍정국씨가 구자용 E1 회장의 장녀 구희나씨가 결혼하면서 LS가와 사돈이 됐다. 홍라영은 이화여대 불문과를 나와 뉴욕대에서 예술경영학 석사를 받았는데 노철수 에미커스파트너스 대표가 남편이다. 노철수는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둘째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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