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이하 김부겸)의 혼맥이 화제다. 아내의 오빠가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이고 사위는 고려아연 회장의 아들이다. 김부겸은 고려아연을 통해 천신일 세중 회장-고 방우영 전 조선일보 회장과 연결된다
김부겸의 부인은 이유미씨(이하 이유미)다. 이씨의 친오빠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다. 대표적인 뉴라이트 학자로 꼽히는 이 전 교수는 “위안부의 성노예화는 없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반일 종족주의>의 저자다.
김부겸은 지난해 8월4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부겸 전 의원의 아내인 이유미입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큰 오빠인 이영훈 교수로 인해 김 전 의원에 대해 안 좋은 말이 떠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하소연을 드릴까 한다. 큰 오빠가 대학 때 학생운동으로 제적되고 도망 다니던 시절 형사들이 우리 집을 들락거리기 시작했다. 셋째 오빠는 학생운동으로 투옥돼 재판을 받고 3년여 간 옥살이를 했고 남동생은 대학 졸업 후 미 문화원 폭파사건으로 경찰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2년여 옥살이를 했다. 그렇게 저는 민주화운동을 하던 집안에서 성장했다. 남편도 79년 가을에 친구였던 셋째 오빠의 소개로 만나, 1982년 초에 결혼했다. 저 역시 80년, 86년, 92년, 세 차례에 걸쳐 경찰과 안기부에 끌려갔다. 광주항쟁이 나자 서울대 복학생이던 남편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전국에 지명수배했다. 이렇게 험난한 시절을 지나왔다. 오직 남편이 하는 정치가 올바르다 믿고 뒷바라지해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저의 친정오빠로 인해 곤혹스런 처지를 당하니 제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옛날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더듬어 글을 쓰고 있자니 눈물이 흐른다. 부디 정치인 김부겸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고 여러분이 널리 이해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이었다.
예비역 공군 중령임 김영룡의 아들인 김부겸이 이유미를 처음 만난 것은 1979년 10월이다. 당시 김부겸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복학생이었고 이씨는 대구의 한국은행 직원이었다. 이유미는 2005년 <주간조선> 인터뷰에서 “하루는 셋째 오빠가 전화해 동대구역에 나가보니 오빠 친구들이 있데요. 밥 먹고 차 마시는데 앞자리에 앉은 한 사람이 유독 재미있더라고요. 그날 저녁 절 집으로 데려다준 것도 그 사람이었고요”라고 첫 만남을 소개했다. 만난 지 몇 달 되지 않아 이유미는 “지명수배 된 당신 애인은 어디에 숨어 있느냐”며 경찰에 연행됐다. 직장 사람들은 “험난한 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말렸지만 “사람이 살갑고 넉넉한 게 좋아서” 이유미는 자꾸 김부겸에게 끌렸다.
이유미의 집안은 ‘운동권 집안’이었다. 당시 첫째 오빠인 이영훈(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은 운동권 학생이었고, 셋째 오빠인 이영재는 한신대 학생회장으로 김부겸의 친구였다. 경북대 다니던 이유미의 동생도 학생운동하다 수감생활을 했었다.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복학생 김부겸의 연설을 들은 이영훈은 “내 여동생 밥은 안 굶기겠다”며 김부겸을 선택했다. 이유미는 김부겸이 정치 활동을 하는 동안 서점을 시작으로 경양식집, 찻집, 도서관, 복사집 등 안 해 본 게 없다.
김부겸과 이유미는 1982년 대구 가톨릭 문화회관 강당에서 결혼했다. 딸인 배우 윤세인(본명 김지수)은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를 졸업했다. 2011년 SBS ‘폼나게 살거야’로 데뷔해 MBC ‘아들 녀석들’, SBS ‘잘 키운 딸 하나’ 등에 출연했다. 2015년 3월 19일 최창근 고려아연 회장의 1983년생 아들인 최민석 고려아연 전무와 결혼했다. 2014년 김부겸이 대구시장에 출마했을 때 ‘아빠를 부탁해요’라는 글귀가 적힌 흰 티셔츠를 입고 김 의원과 다정한 포즈를 취하는 사진을 sns에 올리는 등 적극 도왔다. 덕택에 김부겸은 당시 ‘국민 장인’이라는 호칭을 얻기도 했다. 김부겸-이유미는 김연수 김지수(윤세인) 김현수 등 3녀를 뒀다.
김부겸의 사돈인 영풍그룹은 황해도 출신의 동향인 고 장병희·고 최기호 두 창업주가 1949년 동업으로 만든 회사이다.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1960년대 아연광석을 수출하면서 사세를 키웠다. 국내에 아연을 공급하기 위해 1974년 고려아연을 세웠다. 1978년에 아연제련소를 건립했고 이후 전자·반도체 사업에 뛰어들며 재계 30위권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1980년대에 장씨 일가 중에서는 장병희 창업주의 장남인 장철진 전 영풍산업 회장, 차남 장형진 영풍 고문(전 회장)이 그룹을 이끌었다. 영풍그룹 우산 아래서 (주)영풍은 장씨 일가가,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지배하는 모양새다.
영풍그룹은 혼맥이 화려한 편이다. 장철진 전 회장의 장남 장세욱 시그네틱스 대표는 김종욱 전방 부회장의 딸 김현수씨와 결혼했다. 김종욱 부회장의 아버지는 김창성 전방 명예회장인데 그는 김무성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형이다. 딸 장세경씨는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아들 허정석 일진전기 대표와 결혼했다. 장형진 회장은 고 김세련 전 한국은행 총재의 장녀 김혜경씨와의 사이에 장세준 코리아서키트 대표,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 장혜선 등 2남 1녀를 두고 있다. 장혜선은 세계은행 수석연구원 인경민과 결혼해 미국에 살고 있다. 경기고를 나와 서울대 경제학과와 콜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최창걸 명예회장은 유중근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와 결혼했다. 유중근은 이화여자대학교 영문과 출신으로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최창근 회장은 경복고, 서울대 자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 콜로라도대 광산대학원에서 자원공학, 미 컬럼비아대 대학원에서 자원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최창근은 이신영과 결혼했는데 두 사람은 1남2녀를 뒀다. 장녀 최경아씨는 천신일 세중 회장의 장남 천세전 세중 사장과 결혼했다. 차녀 최강민씨는 고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외아들인 방성훈 스포츠조선 대표와, 아들 최민석씨는 김부겸의 딸인 배우 윤세인(본명 김지수)과 결혼했다. 즉 김부겸의 혼맥은 사돈인 최창근을 통해 방우영 천신일 등과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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