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맥박사

천정배 전 법무장관은 1954년 12월12일 전라남도 신안군 암태면 신석리 구석마을에서 태어났다. 2남 3녀의 장남이다. 증조부는 암태도에서 서당 훈장을 했다. 조부는 논 열두 마지기에 밭 스무 마지기를 경작하는 농사꾼이었다. 담배가게와 정미소도 운영했다. 나름 사는 집이었던 셈이다. 부친 천득린은 목포에서 교사를 하다가 공무원 생활을 했다. 이 때문에 천정배는 조부모 슬하에서 자랐다. 목포중학교에 진학해서야 부모님과 살게 됐다. 암태도에는 천씨가 몇 집 있었는데 소설가 천승세씨는 천정배와 9촌사이다. 천득린은 2019년 7월 세상을 떠났다.

천정배는 서울대에 입학할 때 법대수석, 인문계 전체수석을 했다. 1976년 제 1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법무관으로 근무하다 군사정권의 녹을 먹을 수 없다며 판검사가 되기를 포기하고 법무법인 김앤장에 들어갔다. 4년 간 국제변호사로서 국제소송을 담당했다. 그러다가 조영래 변호사와 함께 합동법률사무소를 열고 인권변호사 활동을 펼쳤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설립될 때 원년창립멤버이다. 노무현 대통령 등과 함께 법무법인 해마루를 만들었다.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할 때 정치권에 합류했다. 경기도 안산을 선거구(단원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돼 이곳에서 4선을 했다. 노무현을 대통령 후보로 처음 지지해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뒤 신기남 정동영 의원과 함께 '천신정'으로 불렸다.

아내는 서의숙씨다. 1955년 6월15일생이다. 고려대 가정학과를 졸업하고 수학 교사를 지냈다. 서의숙의 아버지인 서한태 박사는 목포중고등학교를 나온 의사였다. 환경운동의 개척자로 알려져 있다. 영산호보존회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30년 넘게 환경운동가로 활동했다. 1988년 목포녹색연구회와 1996년 목포환경과건강연구소를 창립했다.

천정배는 서의숙과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언론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우리는 고향에서 서로 잘 알고 지내는 집안에서 자랐어요. 장인께서 제 고등학교 선배셨고 손위 처남은 저와 친구사이이고 손아랫 처남은 제 후배예요. 그래서 어려서부터 아내의 집을 자주 들락거렸는데 고등학교 다닐 때는 여자한테 관심이 없어서인지 아내를 한 번도 본 기억이 없어요.”

천정배-서의숙은 딸 둘을 뒀다. 장녀 천지성은 1978년 6월10일 태어났다. 대원외고를 졸업하고 1997년 서울대 법학과를 나왔다. 2004년 사법시험(46회)에 합격해 현재 서울중앙지법 판사다. 남편 최재만은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의 조카인데 춘천지검 검사(사법연수원 36기)다. 지난 2020년 10월29일 검찰 내부망에 ‘장관님의 SNS 게시글에 대하여’란 글을 올리며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비판했다. “장관님이 생각하는 검찰 개혁은 어떤 것이냐. 혹시 장관님은 정부와 법무부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거나 감찰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지 여쭤보지 않을 수 없다”라고 썼다.

천정배의 차녀 천미성은 1980년 5월6일 생이다. 서울과학고등학교-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5년 외무고시에 합격했다. 현재 주 이란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2015년 9월12일 결혼했다.

천정배의 바로 밑 동생인 천방훈은 삼성전자 전무를 지냈다. 그는 2003년 IMT-2000 단말기용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한 공로로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받았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81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뒤 잠시 벤처기업 등에서 일하다 1997년 삼성전자 상무보로 재입사했다. 2006년 1월 전무로 승진했다. 천방훈 밑에는 천월희(전 목포영흥중 교사)·천진희(목포마리아회고 교사)·천민희(전 아이비학원 원장)가 있다, 홍성곤(고려대 강사)·김대중(목포제일중 교사)·현재형(솔라팩토리이노베이션 대표이사)이 매제들이다. 사촌동생은 천경배이다. 추미애 대표 시절 비서실 부실장을 지내다 지난 2018년 더불어민주당 전남 신안군수 후보로 공천 받아 출마했으나 무소속 박우량 후보에게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