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 전 국무총리가 지난 8일 향년87세로 별세했다. 경기도 포천에서 6선 의원을 지낸 이 전 총리는 내무장관, '당 3역'인 원내대표·사무총장·정책위의장, 국회부의장을 거쳐 국무총리를 지낸 보수 진영 정치인이다. 법조인 출신으로 정연한 논리를 구사하면서도 호탕한 성격의 호걸형이었다. 여야 정치인들과 두루 친화력이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통합의 정신을 강조하는 '해불양수'(海不讓水·바다는 어떤 물도 사양하지 않는다)가 좌우명이다.2018년 발간한 회고록 '정치는 중업(重業)이다'에서도 타협과 대화의 정치를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초당적 협력과 협치를 중시했던 의회주의자이자, 통 큰 정치를 보여준 거목"이라고, 국민의힘은 "대화와 타협을 중시한 의회주의자"라고 애도했다.
이 전 총리는 경기도 포천 출신으로, 경복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지법 판사를 지낸 뒤 서울지검 검사로 전관했다. 판사에서 검사로 전관한 국내 최초 사례다. 전두환 정권 출범 직후인1981년11대 총선에서 민정당 소속으로 당선해16대까지 내리 6선을 기록했다. 노태우 정부에서는 내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부에서 각각 한 차례씩 모두 세 차례 원내총무(원내대표)를 맡아 '이한동 총무학'이란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1997년 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른바'9룡'(龍)의 한 명으로 이회창 후보 등과 맞붙었으나 패배했다. 대선 후 탈당해 김종필(JP) 전 총리 중심의 자민련 총재를 맡았다. 이른바'DJP연합'으로 출범한 김대중(DJ) 정부에서 김종필 박태준 전 총리에 이어 3번째로 총리직을 맡았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 총리였다. 2002년 대선 때는 '하나로국민연합'을 창당하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후 한나라당에 복당해 원로역할을 하다 정계에서 은퇴했다.
이 전 총리는 조남숙 여사와의 사이에 정원(고려사이버대 교수), 지원, 용모(건국대 행정학과 교수)씨 등 1남 2녀를 뒀다. 장녀 정원씨는 허태수GS그룹 회장과 결혼했다. 허태수 회장의 아버지는 허준구이고 할아버지는 구인회 회장과 LG를 공동 창업한 허만정이다. 허 회장의 친형DMS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다. 차녀 지원씨는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과 결혼했다. 김재호는 김병관 전 동아일보 회장의 아들인데 동생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 이서현과 결혼한 김재열이다. 김병관-안경희는 김태령·김재호·김재열 등 2남 1녀를 뒀다. 김태령은 일민미술관 관장이다. 이 전 총리의 혼맥은 GS그룹, 동아일보와 바로 연결되고 사위 김재호를 통해 삼성그룹과도 연결된다. 아들 이용모 교수는 문지순 동덕여대 영어과 교수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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