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막내 동생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하 정상영) 이 1월31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4세. 정상영은 부인 조은주와의 사이에 아들 세 명을 뒀다. 큰아들 정몽진은 KCC 회장, 둘째 아들 정몽익은 KCC글라스 회장, 셋째 아들 정몽열은 KCC건설 회장으로 있다. 정몽익의 부인 최은정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외조카(신격호의 여동생 신정숙의 딸)다. 최은정의 언니가 최은영(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의 부인) 유수홀딩스(옛 한진해운홀딩스) 회장이다.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은 부인 최은정씨와 두 번째 이혼소송 중이다. 2021년 2월17일 법원에 따르면 정몽익은 지난 2019년 9월18일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년 3개월여간 조정기일과 변론기일을 거쳤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 1월 중순 부인 최씨는 이혼 및 재산 분할을 요구하는 반소(맞소송)를 제기했다. 최씨는 인지대만 1억7840만원을 내면서 약 1120억원의 재산분할액을 청구했다. 앞서 정 회장 부부는 2013년 정 회장이 제기한 첫 이혼소송에서 2016년 정 회장 측이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한 바 있다.
1936년 강원도 통천 출생인 정상영은 고인은 22살 때인 1958년 8월 스레이트를 제조하는 금강스레트공업이라는 이름으로 KCC를 창업했다. 형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도움을 마다하고 자립했다. 한국 재계에서 창업주로서는 드물게 60여년을 경영 일선에서 몸담았다. 지난해 말까지 회사에 출근했다. 1974년 고려화학을 창업했고 1989년에는 금강종합건설(현 KCC 건설)을 설립했다. 2000년 ㈜금강과 고려화학㈜을 합병해 금강고려화학㈜으로 새롭게 출범한 후, 2005년에 금강고려화학㈜을 ㈜KCC로 사명을 변경했다. 외국에 의존하던 도료, 유리, 실리콘 등을 자체 개발해 기술국산화와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고 평가받는다.
정상영은 정주영의 형제자매인 5남1녀 중 막내였다. 정주영의 첫째 동생은 정인영 전 한라그룹 명예회장이다. 1947년 5월 동아일보 기자 시험에 합격해 근무하던 정인영은 1953년 현대상운 전무가 되면서부터 현대가와 인연을 맺었다. 현대상운은 창고를 지어 부산항 물자를 보관하는 보관대행업을 하는 회사였다. 이어 현대건설 부사장을 맡아 대한민국 수립 이래 최초로 해외 공사를 수주했다. 그러나 1976년 현대건설 사장으로 있을 때 중동 진출과 관련해 정주영과 이견을 보이며 결별했다. 그 후 한라그룹을 만들어 한때 한라건설·한라시멘트·한라중공업·만도기계 등을 계열사로 둔 재계 12위의 위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정인영-김월계 부부는 2남 1녀를 뒀다. 장녀 정형숙은 일찍 세상을 떴다. 장남인 정몽국 엠티인더스트리 회장과 차남인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교회에서 부인을 만났다. 정몽국은 이광희와 결혼해 지혜·태선·사라를 낳았다. 정몽원은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나온 홍인화와 결혼했다. 홍인화는 동양방송(TBC) 아나운서 출신으로 한라대학교 학교법인인 배달학원 이사장으로 있다. 홍인화의 어머니는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서상목 전 보건복지부장관의 누나다. 정몽원·홍인화는 지연·지수 두 딸을 뒀다.
정주영의 둘째 동생인 정순영 전 현대시멘트그룹 명예회장은 현대건설 부사장으로 일하다 1970년 현대시멘트 사장을 맡으면서 분가했다. ‘성우그룹’이란 이름을 쓰기 시작한 것은 성우리조트를 만든 1990년부터다. 1992년 성우종합건설, 1996년 성우전자를 계열사로 편입시키며 팽창하다가 외환위기를 맞아 경영권을 아들들에게 넘겼다. 정순영은 부인인 박병임과의 사이에 4남 2녀를 뒀다.
장남 정몽선 현대시멘트 회장은 성우리조트 고문을 역임했던 김태휴의 딸 김미희와 결혼했는데, 1993년 태릉 아이스링크 화재 사고로 김미희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 이후 정몽선은 평범한 집안의 진영심과 재혼했다. 차남인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은 대구에서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아버지를 둔 안정해와 혼인했다. 3남인 정몽훈 성우전자 회장의 부인 박지영의 부친은 예비역 장성이다. 4남 정몽용 성우오토모티브 회장은 동아일보와 고려대를 설립한 인촌 김성수 가문의 손녀인 김수혜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김수혜의 부친은 인촌 선생의 막내아들인 고 김상겸 전 대한체육회 부회장이다. 첫째 딸 정문숙 전 현대시멘트 고문은 작고했고 막내딸 정정숙의 남편은 이주환 현대시멘트 사장이다.
정주영의 셋째 동생으로 유일한 여동생인 정희영의 남편은 김영주 전 한국프랜지공업 명예회장이다. 정주영은 “그가 다가가기만 해도 기계가 저절로 고쳐졌다”며 그를 ‘기계박사’라고 부르곤 했다. 김영주는 현대건설 부사장, 현대중공업 사장, 현대중전기 사장, 현대엔진공업 사장 등을 지냈다. 자동차 부품과 프랜지 등을 만드는 회사인 한국프랜지공업에는 현재 큰아들 김윤수가 회장으로 있다. 둘째 아들 김근수는 울산화학·퍼스텍 등을 거느린 후성그룹 회장이다. 김근수는 부인 허경과의 사이에 1남 3녀를 뒀는데 아들 김용민은 후성그룹 사장이다.
정주영의 넷째 동생인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은 가장 오랫동안 정주영과 함께 현대그룹을 경영했다. 1968년부터 2000년 물러날 때까지 ‘포니 정’으로 불리며 현대차에서 32년의 세월을 함께했다. 1974년 국산 1호차인 ‘포니’를 탄생시킨 주인공이 정세영이다. 정세영은 현대차에서 물러난 이후 주택건설업체였던 현대산업개발을 건설업계 빅5로 키워냈다.
정세영은 31세에 박영자와 결혼했는데 세 번째 만나던 날 프러포즈를 했다. 만난 지 100일도 안 된 9월에 약혼하고 10월에 결혼했다. 두 사람은 1959년에 맏딸 숙영, 1962년에 아들 몽규, 1970년에 막내딸 유경을 얻었다.
장녀인 정숙영은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장남인 노경수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와 결혼했다. 노경수의 동생인 노철수 아미쿠스 대표의 부인은 홍라영 삼성리움미술관 부관장이다. 홍라영의 언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관장이다. 정세영가(家)의 혼맥은 이렇게 삼성과 연결된다. 중앙일보사·동아일보사와도 혼맥이 연결된다. 고려대를 나와 옥스퍼드 대학에서 정치학 석사를 한 장남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전 대한화재보험 김성두 사장의 딸인 김나영과,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한 막내딸 정유경은 김석성 전 전방 회장의 막내아들 김종엽과 결혼했다. 김석성은 김창성 전 경총 회장과 사촌지간이다. 김창성의 누나인 김문희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어머니이고 김창성의 동생은 김무성 의원이다.
정주영의 다섯째 동생 정신영은 정주영이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동생이다. 서울대를 나와 동아일보 기자로 있다가 독일 유학을 떠났는데 교통사고로 32세인 1962년에 세상을 떠났다. 동아일보는 1982년 9월21일자에서 정신영이 사망한 지 20년 만에 독일 본 대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스승인 보이트 박사에 의해 논문이 완성돼 경제학 박사 학위를 수여받았고 이를 아들 정몽혁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이었다. 정신영은 서울대 음대 출신의 첼리스트였던 장정자와 결혼해 1남 1녀를 뒀다. 장정자는 장홍선 전 극동도시가스 회장의 누나인데 적십자사 부총재를 지내고 현대학원 이사장으로 있다. 32세에 현대정유 대표이사로 취임해 오일뱅크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던 정신영-장정자 부부의 아들 정몽혁은 현대종합상사 회장으로 있다. 사업가이자 문화재 수집가로 널리 알려진 동원 이홍근 선생의 손녀 이문희와 혼인했다. 딸 정일경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블룸버그 대학 회계학과 교수인 임광수와 결혼해 미국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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