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4일 효성그룹이 조석래 명예회장(이하 조석래)의 3남 조현상 총괄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효성은 '코로나 팬데믹 등 사업 환경 변화에 따른 위기 상황에 선제 대응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장남 조현준 회장․3남 조현상 부회장의 '투톱' 체제가 열리며 승계 구도가 본격화했다는 평가다. 조현준 회장은 효성 지주사 지분 21.94%를, 조현상 부회장은 21.42%를 갖고 있다.
조석래는 효성그룹 창업자 조홍제의 장남이다. 조홍제는 1962년 56세에 효성물산을 설립하며 창업했다. 조석래는 일본 와세다 대학을 거쳐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화공학을 전공했다. 1966년 효성 경영에 뛰어들었다. 아버지가 경영에서 물러난 1978년 이후 본격적으로 경영을 맡았다. 조석래는 송인상 전 재무부장관의 3녀 송광자와 결혼했다. 효성가의 혼맥은 조석래-송광자 혼인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송인상의 장녀 송원자는 이봉서 전 상공부장관과 결혼했다. 이봉서-송원자의 딸 이혜영은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의 장남 이정연과 혼인했다. 송인상의 차녀 송길자는 신명수 전 동방그룹 회장과 결혼했는데 첫째 딸 신정화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최태원 SK 회장의 처남인 노재헌과 혼인했다. 그러나 신정화-노재헌은 2013년 5월, 결혼 23년 만에 이혼했다.
조석래는 아들 셋을 뒀다. 장남 조현준 효성 회장은 모건스탠리에서 일하다가 1997년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효성에 합류했다. 이희상 전 동아원그룹 회장의 막내딸 이미경과 결혼했다. 이미경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3남 전재만의 부인 이윤혜의 동생이다. 조석래와 전두환은 ‘사돈의 사돈’인 셈이다. 조현준은 효성그룹 전략본부장 등을 거쳐 2017년 1월 효성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차남 조현문은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고 뉴욕 주 변호사로 일하다가 1999년 경영기획2팀 부장으로 효성에 합류했다. 조현문은 2003년 이부식 전 교통개발원장의 장녀인 이여진과 결혼했다. 서울대 불문과를 나온 이여진은 1997년 외무고시(31기)에 합격한 후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등에 근무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역을 담당하기도 했다.
조현문은 가수 신해철과 보성고 동창이다.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수석 입학, 수석 졸업했는데 대학 때 밴드 ‘무한궤도’를 결성해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그대에게>라는 노래로 대상을 탔다. 당시 조현문은 키보드를 쳤다. 조현문은 2014년 10월 형 조현준을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아버지 조석래와 형 조현준이 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검찰에 동반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언론에서는 ‘효성가 형제의 난’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후 갖고 있는 효성 지분을 팔고 독자 노선을 선언한 뒤 효성을 떠났다. 해외에 머물고 있다.
조석래의 삼남 조현상 부회장은 경영컨설팅사 베인&컴퍼니와 일본의 통신사 NTT도코모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 효성에 입사했다. 김여송 광주일보 사장의 딸 김유영과 결혼했다. 김여송은 김용주 전 행남자기 회장의 사촌형이다. 줄리아드스쿨 음악대학원을 졸업한 비올리스트 김유영은 2014년 세계적 첼리스트인 요요마와 함께 ‘실크로드 앙상블’ 협연을 하기도 했다.
효성그룹 창업자 조홍제의 둘째 아들은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이다. 조양래는 홍긍식 전 변호사협회장의 딸 홍문자와 혼인했다. 2남 2녀를 뒀는데 미국 뉴욕에서 수학과 교수로 활동하는 장녀 조희경은 노재원 전 중국 대사의 아들 노정호 연세대 법대 교수와 결혼했다. 장남 조현식 한국타이어그룹 부회장은 차동환 카이스트 교수의 딸 차진영과 혼인했다. 차동환은 설경동 대한전선 창업주의 둘째 사위다. 조양래의 막내아들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이수연과 결혼했다. 이수연의 큰아버지인 이상득 전 국회의원은 구자두 LG인베스트먼트 회장과 사돈이다.
조홍제의 막내아들 조욱래 전 DSDL(옛 동성개발) 회장은 28세에 대전피혁을 물려받아 사장을 맡으며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다. 부인 김은주와의 사이에 2남 1녀를 두고 있다. 조욱래의 장인은 김종대 전 농림부장관이다. 김종대는 신동방그룹 창업주 신덕균의 부인 김영자의 동생이다. 형님 조석래와 동생 조욱래가 신동방그룹을 매개로 겹사돈을 맺은 것이다. 김종대는 또 3공화국 당시 내무부장관을 지낸 김치열과 사돈 관계다.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는 197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 아들들에게 휘호를 하나씩 써서 줬다. 조석래에게는 ‘덕을 숭상하면 사업이 번창한다’는 숭덕광업(崇德廣業)을, 조양래에게는 ‘쉬지 말고 힘을 길러라’는 자강불식(自彊不息)을, 조욱래에게는 ‘항상 재난에 대비하라’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을 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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