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맥박사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심리를 맡은 재판관 중 문형배 헌법재소장 권한대행(문 대행)이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문 대행에게 공세를 집중하고 있다. 문 대행은 신년사에서 "시급성과 중대성을 고려해 탄핵 심판 사건을 먼저 심리하되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이 실현되도록 헌재가 가진 모든 역량을 투입하자"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X에서 문 대행을 언팔했다. 문 대행 또한 자신의 X 계정을 삭제했다. 최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 대행이 지난 2020년 이 대표 모친 상가에 조문했다"며 공정성을 문제삼은 뒤 주진우 의원이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꼽은 몇 안 되는 가까운 법조인이 문 대행이다. 문 대행의 트위터를 이 대표가 팔로우하고 있고, 문 대행이 팔로우하는 상당수 사람은 '윤석열 구속'을 외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절차적 공정성에 의심을 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영상을 클릭하시면 더 자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dckWfA32yHw

문 대행은 1965년 경남 하동 북전면 출신이다. 문재석-전말순의 3남 1녀 중 장남이다. 남평 문씨다. 진주 대아고-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제 28회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연수원 18기다. 이재명 정성호 조응천 등이 동기다. 1992년 부산지법에 판사로 임용된 지 2019년까지 27년간 부산-경남 지역에서만 근무한 '향판'이다. 부산가정법원장, 창원지원장, 부산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고, 2019년 3월 20일 헌법재판관으로 지명됐다.

당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재판을 하며 사법 독립과 인권 수호를 사명으로 삼아온 법관"이라고 소개했다. 당시 재산은 6억 7천만원 정도였다. 2024년 10월 18일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됐다. 2025년 4월 18일 임기를 마친다. 

정성호 의원이 "나와 이재명 문형배 등이 후에 '노동법학회'로 명명된 공부 모임을 함께 한 사이다. 문병호 최원식 전 의원, 문무일 전 검찰총장 등도 같이 한 연수원 내 언더 모임이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진보성향으로 분류된다. 스스로도 2010년 5월 16일 자신의 SNS에 "굳이 분류하자면 우리법연구회 내부에서 제가 제일 왼쪽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더리퍼블릭>이 보도했다. 

우리법연구회는 1989년 결성된 법원 내 연구모임이다. 2018년 해체됐다. 문 대행은 2008년 11월 회장을 맡은 적이 있다. 참여정부와 문재인 정부 때 잘 나갔는데 박시환 전 대법관,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이용구 전 법무차관, 김명수 대법원장 등이 우리법연구회 소속이었다. 

문 대행은 '김장하 장학생'이었다. 김장하 남성문화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학생을 칭한다. 고교2~대학 4학년 때까지 장학금을 받았다. 문 대행은 2019년 1월 17일 김 이사장 생일파티에 참석해 "제가 조금이라도 사회에 기여한 것이 있다면 김장하 선생님의 말씀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사시에 합격한 뒤 인사를 하러 갔더니 '내게 고마워 할 것 없다. 나는 이 사회에 있는 것을 네게 준 것이니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이 사회에 갚아라'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헌법재판관이 될 때 인사청문회에서도 "김장하 선생은 자유에 기초해 부를 쌓고, 평등을 추구해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며, 박애로 공동체를 튼튼히 연결하는 것이 가능한 곳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깨우쳐줬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경남 진주에 남성당 한약방을 차려 부를 일군 뒤 명신고등학교를 설립해 국가에 기증하고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 언론 등을 많이 지원한 인물이다. 

문 대행은 '착한 사람들을 위한 법 이야기'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